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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일기 2011년 10월 25일

이사 일기 2011년 10월 25일

정든 집을 두고 떠나갑니다.
참으로 많은 추억을 담고 있는 우리집을 혼자 덩그러니 비워 놓고 떠나가려니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습니다.
유난히도 많은 손님을 치루어야 했던 부엌에는 이제 그 무엇도 할 수 없는 외로운 수도꼭지만   삐죽하니 붙어있습니다.
하하 호호 정겨운 말소리가 들릴 듯 한 거실에도 발자국 하나 없이 깨끗하게 정리된 카페트 바닥만 소리없이 뉘어져 있습니다.
가끔씩 이층에서 들려오던 삐그덕 거리던 아이들의 의자소리도, 요란스레 떨어지던 샤워기의 물소리도 이 집과 함께 추억으로 가슴에 담겨집니다.
2007년, 무지하게 덥고 길었던 한 여름 내내 지어올린 덧붙인 방이며, 라스베가스 여행을 다녀와 피곤한 몸을 쉬지도 않고 뚫어 놓은 동으로 난 창문이 남아서 나를 붙드는 둣 선뜻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게 합니다.
아직도 내집이고 싶어서 새 주인을 맞이하지 못하고 있는 이집이 안타까워 달래줍니다.
이제 고운 마음으로 새 주인에게 가라고.
그리고 그들의 sweet home 으로 다시 살아가라고.
문을 잠그고 버릇처럼 차고로 나와 차를 타고 차고 문을 엽니다.
집을 빠져나와 차고의 자동문 버튼을 누르는 순간 위~잉하며 내려오는 육중한 차고의 문이 커다란 카메라의 셧터마냥 우리집의 추억을 모두 담고서 한장의 사진으로 가슴에 철커덕 내려 박혀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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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양 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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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geunyang@gmail.com 
Date
04:40 Oct 27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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